농구공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기 스포츠는 농구이다.

단순히 농구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보면 가장 처음 기억나는 건 국민학교 6학년때였다.
그 당시에는 축구가 아주 인기좋았다. 학교의 모든 반 아이들이 축구를 해서 점심시간에는 운동장이
수백명이 아이들이 뒹굴면서 흙먼지를 일으키는 장면이 떠오른다.

어느날 아침에 같은 반 아이 둘이 배구공을 들고 농구 골대앞에서 볼을 던지면서 농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때의 농구는 생소한 스포츠.

몇 달후에 '슬램덩크'라는 만화와 '마지막 승부'라는 드라마의 큰 흥행으로 갑자기 농구의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중학교때는 아이들이 거의 농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중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고..

수업이 끝나고 방과후에, 그리고 매주 주말마다 친구들이 모여서 3~4시간 온몸이 땀에 쩔면서 운동했었다.
그렇게 농구를 좋아했지만 나는 농구공을 사서 가지고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항상
주변 친구들이 농구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친구가 새로 산 공을 학교에 가지고
와서 자신이 공이 28000원이나 하는 비싼 공이라고 자랑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아마 그 때가 농구공의 가격을
처음 들었던 때였던 것 같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동기들과 틈틈히 농구를 많이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때도 나는 농구공을 한 번도 사본
적이 없었다.

몇달전에 월마트에 무언가를 사러 갔다가 한 귀퉁이에 진열되어 있는 농구공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냥
무심하게 구입하려고 집어들었다. 가격이 비싼 것도 싼 것도 있길래 적당한 걸로 사려고 집어들었는데 계산대에서
알고 보니 제일 비싼 것을 집었다는 것을 알았다. (알고보니 농구공의 진열된 위치와 가격 태그가 달랐다.)
그래서 그냥 구입하게 되었다.

오늘은 모처럼 마치 옛날 그 때처럼 주말 새벽에 농구를 하려고 인근 학교를 찾아갔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때처럼
열정적으로 농구를 즐기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제 농구는 그냥 아련한 기억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