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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후로 1년 반만에 나오는 정규앨범 4집.

군대를 제대하고 발매한 앨범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정규앨범이 몹시 기다려졌다.
올해 발매된 앨범의 전반적인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재주소년의 신규 앨범 또한 상당히 차분하다.

아직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봄에 나왔던 '손잡고 허밍'이 다시 수록됐고 앨범 제목과 같은 '유년에게'가 우선 관심을 끈다.

'손잡고 허밍'은 가사와 멜로디가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는 곡이다.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가사를 음미하는 내내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 손잡고 허밍

버스를 기다려
널 싣고 모퉁이를 돌아
내앞에 멈출 버스를
내리는 사람들 모두 살피다
내게 오는 너의 손을 잡겠어

동네를 나설 때
아파트 유리마다
비춰진 네 모습에 설레고
널 만나게 되면
부를 노래 혼자서 연습해

너와 함께 걷는 길
여름은 지나고 가을 꽃 피었네
그대 두 눈을 감아
어젯밤 꿈에 흐르던
멜로디 멜로디를 따라

우리 함께 걷는길
별들은 빛나고 달빛은 조용해
다시 나를 불러줘
너의 눈처럼 투명한 목소리
너의 목소리로


유튜브 비디오를 보면 알겠지만 일본영화 '하프웨이'의 주제곡으로 쓰여서 꽤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사실 이 음악을 듣고 잠을 자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떠오른 만든 시가 있어서 같이 남겨본다.

- 마음의 풍경

꿈을 꾼다.
바람을 가르며 높은 하늘을 날으는.
깊은 바다에서 여유롭게 헤엄치는.

꿈을 꾼다.
저녁 햇살을 바라보며 버스를 기다리는.
낙엽이 휘날리는 길을 걷는.

나는 일요일 오후에 단잠을 잔다.
꿈을 꾼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마음에 담는다.

선물받은 시디도 있고 해서 한동안 이 앨범과 함께 이것저것 음악을 많이 듣게 될 듯...

* 사실 이 곡 내 싸이음악으로 쓰고 싶었는데 도토리를 구입할 방법이 없다. 참 국내 사이트는 대책이 없는 것 같네.


Posted by 의문의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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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래만에 작년 12월 중순에 발표한 따끈따끈한 신보, 루시드 폴 4집 '레 미제라블'에 대해서 써본다.

루시드 폴은 (본인이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매니아 팬이 많은 가수이다.
인터넷에선 사실 그에 대해 칭찬일색이다.

그의 기사를 읽으면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엄친아, 공학도 가수.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고 몇년전까지 스위스에서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 논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등으로 당시에 약간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엘리트라고도 할 수 있다.
(매번 기사에서 이것을 언급하기 때문에 많이 식상하다.)

그런 그가 그런 경력을 버리고 홀연히 국내로 귀국해서 음악으로 전업(?)해서 만든
최초의 앨범이다. (그 전까진 다른 일을 하면서 간간히 앨범을 냈었다.)

내가 루시드 폴을 처음에 알게 된 건 영화 '버스정류장'을 보고 난 후 였다.
이 영화보고 여운으로 남았던 것은 이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이였다.
그후로 또 다른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봤었는데 이 영화의 음악들도 인상이 깊게 남았었다.
(이 영화는 영화 자체도 충격적일 만큼 좋았다.)

루시드 폴은 음유시인으로도 불릴 만큼 노래의 주제가 폭이 넓고 자신의 생각과
표현 방식에 있어서도 전혀 과함이 없이 그대로 진솔하게 표현한다.
(장기하와 얼굴들도 자신의 생각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점은 비슷한데 그들은 꽤 냉소적이고 표현과 재미를
강하게 하기 위한 약간 과장의 요소가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겠다.)

아무튼 이런 그가 이번에 발표한 앨범은 '레 미제라블'
지지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주제를 테마로 하고 있다.

앨범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노래는 앨범과 같은 이름을 하고 있는
'레 미제라블 Part 1'과 '레 미제라블 Part 2'이다.
노래 가사를 보면 그것이 내포하는 것은 '5.18 광주항쟁'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곡은 같은 멜로디에 다른 가사로 그 상황에서의 남녀를 표현했다.
굉장히 특이했고 두 곡의 연관 관계로 스토리를 만드는 방식이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 '레 미제라블 Part 2'는 여성 보컬로 고요함, 처연함이 더 표현이 잘 되었던 것 같다.

이 가사를 음미해보면,

'그대 떠난 그날 오후 그대 모습'
'밀려들던 사람들의 함성소리'
'서서히 밀려오던 군화 소리'
'대검의 빛 멀어지는 사람'
'빛을 잃은 빛나던 도시'

이처럼 장면 장면을 한 컷 한 컷 만화처럼 상상할 수 있었던 점이 재미있었다.
루시드 폴은 음악내에 여백의 사용이 많은 편인데 나는 이것을 말을 뱉고 숨을 들이키는 노래의 호흡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호흡법과 곡의 비장한 분위기는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나의 지구를 지켜줘(ぼくの地球を守って)'의 O.S.T를 회상하게 한다. (이 O.S.T 안에도 독특한 분위기의 곡이 많다.)

그런데 노래를 들으면서 작고하신 故 노무현 전대통령이 생각나는 건 왜 일지...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나랑 비슷한 사람 몇 있더군;;)

처음 루시드 폴 4집을 들었을 때는 '과거의 그의 앨범과 비슷하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분위기의 엄숙함이 느껴져서 어색했지만 지금은 앨범내의 노래를 곱씹어보면서 편해지고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최근엔 라라라에 출연도 했다.
고등어
알고있어요
외톨이

이제 전업가수를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앞으로 루시드 폴의 많은 활동을 기대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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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의문의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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