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요새는 영화보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만 자주 보는 편인 것 같다.

오래간만에 좋은 느낌이 드는 영화 한 편을 소개받게 되어 보게되었는데
그것은 Cinema Paradiso (시네마 천국)으로 유명한 Giuseppe Tornatore 감독이
처음으로 내놓은 서스펜스물 The Unknown Woman이다.

최신작이라고 하기엔 출시된지 좀 지난 2006년작이다.

서스펜스는 본인이 영화 장르중에 가장 좋아하지만 어릴적에 너무 많이 보기도
해서 요즘 서스펜스작들은 질려서 반대로 거의 보지 않았었다. 오랜만에
괜찮은 서스펜스 영화를 보니 신선하다.

% 스포일러성 글이 될 수 있으므로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이 글을 보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이 영화를 보기전에 연상되는 것은 시네마 천국에 받았던 토르나토레 감독의 특성이다.
그것은 반전 그리고 휴머니즘이다.

당연히 과거 작품에 워낙 강한 인상을 받았던 관계로 그것을 떨쳐버리기란 관객입장에선 어렵다.
하지만 이번 작은 예상과는 다르게 수십년을 작품한 감독보다는 마치 신인 감독의 데뷔작을 보는 것처럼
영상이 감각적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에는 아무래도 점프컷의 영향이 컷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거의 배경설명없이 바로 사건으로 돌입하면서 시작한다. 사실 그런 점때문에 처음에 영화를 보면서
당황하게 되었지만 중간 중간에 나오는 점프컷으로 짧은 시간이나마 주인공의 비화를 예견할 수 있는 힌트를 건네준다.

이 점프컷이 대개 로맨틱함, 에로티시즘의 과거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 몰입해서 보는 사람에겐 아마 싫은 요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다만 이게 긴장감도는 상황과 묘한 대비가 되면서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한번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면 지루함은 거의 없이 오히려 좋은 페이스로 극에 몰입하는 효과를 얻는다.
마치 50분 공부하면 10분은 쉬는 것처럼...

이 점때문에 The Unknown Woman은 서스펜스물로써 상당히 좋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하고 싶다.

내용은 조직폭력과 성매매에 대한 내용을 다룬 것인데 뭐랄까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TV 단막 드라마에서 비교적
많이 다룬 내용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이 봐왔던 드라마의 전개를 얘기해보자면 불우한 환경에서 실날같은 자신의 희망을 찾아서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자신이 쌓아온 과거는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한다. 그리고 바램은 좌절되고 죽음으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가 다른 점은 비극적인 상황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다시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감독은 그것을 '인연'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 싶다.

비록 잘못된 만남으로 시작된 관계이지만 그 관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그 관계에는 미래가 있다는 것.
그래서 '인연'은 소중하다는 것.

서스펜스 영화를 봤는데 마지막 엔딩을 보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뭐랄까 '토르나토네 감독은 결국 자신의 주특기를 살렸다.' 그런 느낌이 든다.

정말 오랬만에 이탈리아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저들은 비록 서양인이고 저멀리 유럽에 살지만
동양인인 한국인과 정서가 참 비슷하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왠지 언젠가 이탈리아도 여행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엔리오 모리꼬네 음악은 역시 두말할 나위없이 굿이다.
Posted by 의문의 몽상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