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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래만에 작년 12월 중순에 발표한 따끈따끈한 신보, 루시드 폴 4집 '레 미제라블'에 대해서 써본다.

루시드 폴은 (본인이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매니아 팬이 많은 가수이다.
인터넷에선 사실 그에 대해 칭찬일색이다.

그의 기사를 읽으면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엄친아, 공학도 가수.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고 몇년전까지 스위스에서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 논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등으로 당시에 약간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엘리트라고도 할 수 있다.
(매번 기사에서 이것을 언급하기 때문에 많이 식상하다.)

그런 그가 그런 경력을 버리고 홀연히 국내로 귀국해서 음악으로 전업(?)해서 만든
최초의 앨범이다. (그 전까진 다른 일을 하면서 간간히 앨범을 냈었다.)

내가 루시드 폴을 처음에 알게 된 건 영화 '버스정류장'을 보고 난 후 였다.
이 영화보고 여운으로 남았던 것은 이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이였다.
그후로 또 다른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봤었는데 이 영화의 음악들도 인상이 깊게 남았었다.
(이 영화는 영화 자체도 충격적일 만큼 좋았다.)

루시드 폴은 음유시인으로도 불릴 만큼 노래의 주제가 폭이 넓고 자신의 생각과
표현 방식에 있어서도 전혀 과함이 없이 그대로 진솔하게 표현한다.
(장기하와 얼굴들도 자신의 생각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점은 비슷한데 그들은 꽤 냉소적이고 표현과 재미를
강하게 하기 위한 약간 과장의 요소가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겠다.)

아무튼 이런 그가 이번에 발표한 앨범은 '레 미제라블'
지지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주제를 테마로 하고 있다.

앨범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노래는 앨범과 같은 이름을 하고 있는
'레 미제라블 Part 1'과 '레 미제라블 Part 2'이다.
노래 가사를 보면 그것이 내포하는 것은 '5.18 광주항쟁'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곡은 같은 멜로디에 다른 가사로 그 상황에서의 남녀를 표현했다.
굉장히 특이했고 두 곡의 연관 관계로 스토리를 만드는 방식이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 '레 미제라블 Part 2'는 여성 보컬로 고요함, 처연함이 더 표현이 잘 되었던 것 같다.

이 가사를 음미해보면,

'그대 떠난 그날 오후 그대 모습'
'밀려들던 사람들의 함성소리'
'서서히 밀려오던 군화 소리'
'대검의 빛 멀어지는 사람'
'빛을 잃은 빛나던 도시'

이처럼 장면 장면을 한 컷 한 컷 만화처럼 상상할 수 있었던 점이 재미있었다.
루시드 폴은 음악내에 여백의 사용이 많은 편인데 나는 이것을 말을 뱉고 숨을 들이키는 노래의 호흡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호흡법과 곡의 비장한 분위기는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나의 지구를 지켜줘(ぼくの地球を守って)'의 O.S.T를 회상하게 한다. (이 O.S.T 안에도 독특한 분위기의 곡이 많다.)

그런데 노래를 들으면서 작고하신 故 노무현 전대통령이 생각나는 건 왜 일지...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나랑 비슷한 사람 몇 있더군;;)

처음 루시드 폴 4집을 들었을 때는 '과거의 그의 앨범과 비슷하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분위기의 엄숙함이 느껴져서 어색했지만 지금은 앨범내의 노래를 곱씹어보면서 편해지고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최근엔 라라라에 출연도 했다.
고등어
알고있어요
외톨이

이제 전업가수를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앞으로 루시드 폴의 많은 활동을 기대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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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의문의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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