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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분에게 한글로 된 사진 입문서적을 빌려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대개 다 아는 내용이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 기억이 남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사진은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설명이다.

책의 내용을 스크랩해본다.

1. 사진은 우연성에 기초한다.
사진이란 순간을 촬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연적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2. 사진의 특성은 고립성이다.
사람들은 회화와 사진을 비교하곤 한다. 왜냐하면 둘 다 평면적인 시각예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둘은 방법론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회화는 없는 것을 창조하는 창의적인 구성이 가능하지만 사진은 정해진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을 가져오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적인 효과로 이상적인 방법은 부분적인 이미지를 클로즈업하면서 전체와 연결되는 소통적인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이다.

이 두번째의 고립성은 주로 간과했던 부분이다.
내가 느꼈던 사진으로써의 한계는 내가 보는 것과 사진을 통해서 보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직접 공간에 들어가서 카메라 렌즈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보면서 느끼는 것은 사진 결과물과는 많이 다르다.
그리고 사진의 이미지가 가지는 평면적이고 한정적인 이미지에 답답함을 느꼈다.

물론 사진은 그렇기 때문에 위에 설명했듯이 부분적 강조에 더 뛰어나야 할 수 밖엔 없다.
하지만 나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내가 봤던 것을 가능한 많이 이미지로 보여내고 싶다.
그것은 책이 설명했던 고립적인 것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재미있게도 디지털 이미지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어려가지 조작이 가능하기때문에 이미지를 병합하고
파노라마 이미지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 여러장의 이미지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한 장의 사진은
내가 보고 느끼는 것 마저 초월한다. 그리고 한 장의 이미지에는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고립성이 상징적 시적 표현이라면 이미지를 병합하여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은
서술적 소설적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의 전설적인 소설가 김용은 '소설은 길면 길수록 좋다.'라고 말했다.
병합된 이미지가 하나의 소설이라면 (김용의 표현에 의하면) 여러장의 이미지가 하나로 결합될수록 더 좋다라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의미인 것이다.

비슷한 의미로 같은 주제를 두고 여러장의 사진을 찍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도 그 대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중에 하나이다. 실제로 많은 포토그래퍼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굳이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 기술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
사진은 노출만 맞으면 된다. 나머진 내가 존재하는 세상이 모든 것을 표현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삶 자체가 스펙타클하기 때문에..

(사진에 대한 생각도 이걸로 충분히 정리가 되는 듯 싶다.)
Posted by 의문의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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